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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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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일상과 신비
소비자가 16,000원
판매가 14,400원
제조사 도서출판 삼인
원산지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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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일상과 신비
저자/출판사조민아/도서출판 삼인
ISBN9788964362303
크기152*225 mm
쪽수223p
제품 구성낱권
출간일2022-12-23
목차 또는 책소개상세설명참조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신비가 손짓할 때
당신은 가던 길을 멈출 수 있는가?


『일상과 신비』는 미국 워싱턴 DC 소재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며 다양한 가톨릭 매체에서 글쓰기로 널리 공감을 얻고 있는 신학자 조민아의 산문집이다. ‘삶으로 신학하기’, ‘신비와 함께 살기’, ‘고통과 신비’라는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된 『일상과 신비』는 삶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러나 구체적 언어나 이미지로 포착하기 어려운 경이롭고 고요한 ‘환희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미칠 듯한 갈망”, “신이 부여한 광기”로 표현하고 플라톤이 “신비체험”으로 일컬은 이것은, 꿈이나 설화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격렬한 생기, 뜨거운 흔들림 끝에 하느님이 계심을 고백하고 그것을 언어로 담아내려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신학’이다. 그러나, “우리는 신비가 손짓할 때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출 만큼 여린 가슴 안고 살아가는가? 오늘날 우리의 신학은 이 뜨거운 흔들림을 전달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자 고백이라 할 『일상과 신비』는 우리가 실제로 몸담은 현재, 그리고 우리가 밟고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세심한 통찰을 바탕으로 신학적 상상력을 확장·심화한 눈부신 결과물이다.

효율과 생산을 강조하는 질서에서 뛰쳐나오다
흩어진 순간에 의미를 돌려주다

『일상과 신비』에는 복음서의 풍부한 일화와 어려운 구절·용어들에 대한 자세하고 친절한 해석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신학을 가르치면서 겪은 학교와 학생들과 각종 공동체 이야기, 미국의 인종차별과 총기 난사 등에 대한 기독교의 양극화 문제, 멀리 떨어져 사는 이민자로서 느끼는 한국과 한국 기독교의 풍경이 담겨 있다. 예수와 성자들의 이야기, 겸손·사랑 등의 기본 덕목, 죄의 신비, 가난의 영성에 대한 고찰과, 여성사제·성소수자·자살 등 민감한 주제에 있어 가톨릭교회의 논의,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아동학대에 대해 경종을 울린 정인 양 사건, 여전히 아픔으로 남은 세월호 사건, 팬데믹과 기후 위기, 동물권 문제 등 다양한 현실 사안이 나란히 ‘일상의 신비’에 대한 이해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병든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이 땅의 예언자들, 집 앞을 떠도는 길고양이 한 마리 불쌍히 여겨 밥 한 그릇 놓아주는 보살핌과 치유의 손길들, 노래와 글과 그림 혹은 춤에 기꺼이 삶을 바치는 예술인들, 그리고 부끄럽고 애틋한 마음 그대에게 어찌 전할까 밤을 새우는 연인들”, 이들은 빠르고 편하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것들을 강요하는 세상의 질서를 거슬러 느리고 불편하고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행위들이다. 이렇듯 ‘나’를 던지는 이 몸짓들로 우리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다. “신비는 일상 속에 있다. 아니 일상 자체가 신비다.” 『일상과 신비』는 잃어버린 환희를 만나고 흩어진 순간에 의미를 돌려주는 독서 여정을 선사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궁극적으로 돌아보게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신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중 하나가,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지 못하고 그 한계에 머물러 성찰하지 못하는 점으로 본다. 신학은 인공지능이 결코 내려올 수 없는 바로 그 지점,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데서 시작한다. 말하자면 신학은 인간의 이성과 지적 능력을 통해 우수한 지식을 개발하여 하느님의 존재를 입증하거나 하느님의 인식을 통찰하고자 하는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하느님 앞에 인간이 지닌 한계를 수긍하고, 그 한계를 드러내는 역사의 지평에 서서, 지평 너머의 초월로부터 다가오는 신비를 우리 삶의 자리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보여주신 가장 명확하고 결정적인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났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학의 중심이다. 한데 예수가 인간에게 온 자리 또한 인공지능이 추론해낼 수 있는 모든 최고값의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예수는 변두리 마을 축사에 지친 여정을 푼 가난한 난민 노동자 부부에게, 고개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약하디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왔다. 예수의 탄생을 가장 처음 접한 이들은 오늘날로 치면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인 목자들이었다. 예수는 평생 ‘갑’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는 방랑자요 노숙자였으며 짧은 평생을 오로지 ‘을’들과 함께 살았다. 그리고 그는 꿈꿨던 하느님 나라를 차마 이루지 못한 채 서른세 살 청년의 나이로 죽었다. 그런데 이 비참한 실패를 통해 부활이란 기적이 일어나고, 그가 꿈꾸었던 세상이 우리에게 열렸다. 그가 바랐던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15-16쪽)

저자가 대학에서, 종교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각양각색인 십 대 후반, 이십 대 초반의 미국인 대학생들과 수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잠정적인 신학의 정의는 ‘각자가 속해 있는 삶의 지평 너머를 상상하는 학문’이다. 신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이 세상을 운영하는 논리와 질서가 우리 앞에 놓인 유일한 선택인가 의심해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은 시 쓰기와 닮았다. 시가 일상의 언어를 낯설게 만들어 낯선 현실을 열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비, 즉 세상의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낯선 현실을 언어로 담아내는 것이 신학이다.



차례

여는 글 순간의 기억, 그 나눔

삶으로 신학하기

왜 신학을 공부하는가?
무엇을 위해 신학을 공부하는가?
신앙과 의심
신학, 낯설게 보기, 거슬러 살기
가톨릭 전통과 페미니즘
비둘기나 까마귀나, 희거나 검거나
‘선량한’ 인종차별주의자들
Jesus, Guns, Babies?
그들의 삶과 죽음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하느님 나라와 ‘공정사회’
사각지대와 국외자들
입에서 나오는 것: 정치적 올바름에 관하여
성소수자 신자들이 교회의 ‘문제’일까?—2014년 시노드 제3차 임시 총회가 남긴 숙제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동물의 권리란?
입술이 더러운 백성

신비와 함께 살기

유년의 신비주의
대림절과 감옥의 나날
임하소서, 임마누엘
세 가지 유혹
사막에서 배운 겸손
두 가지 불안, 두 가지 믿음
그 사내가 본 십자가
인간이라는 모순적 존재를 위한 기도
내가 짓지 않았으나 짊어진 죄
‘가난의 영성’이란 무엇일까
하느님은 자판기가 아니다
복음, 소외된 이들을 위한 말과 밥
성령강림대축일을 앞두고
하느님의 침묵
사연을 묻지 않는 하느님의 숨—홀리루드에서 환대의 집까지

고통과 신비

그분은 아직 진도 앞바다에 —2014년 4월 23일, 세월호 참사 후 일주일 뒤
성호의 성당과 고통의 성사聖事—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다시 4월 16일, 부활하는 예수—세월호 일주기에 쓰다
일곱 번째 봄, 그대들에게—세월호 7주기를 맞으며
성탄 ‘다음’ 날들, 연약한 목숨의 일상
빈 무덤 안에서 보내는 사순 시기
기이한 부활 선포, “붙잡지 말라”
그분께서는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빛의 열매
피난 간 소 떼
‘사회적 생명’에 대한 감수성
희망으로 가는 길—2014년 겨울의 여행
고스트 댄스
내 행동이 곧 나다
마지막 때와 다가올 미래



지은이 소개 - 조민아

조민아는 미국 워싱턴 DC 소재의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구성신학과 영성신학을 가르치는 신학자이다. 200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이민자이자 외국인 교육노동자로서 대학과 단체 등 여러 공동체에서 배움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교회와 세상, 가톨릭과 개신교, 미국과 한국, 문학과 신학, 학교와 광장, 스트레이트와 퀴어 등 서로 다른 삶이 겹치는 경계들에 머물며, 그 속에서 떠오르는 갈등, 긴장, 도발, 타협, 창조의 언어와 이미지들을 신학적 상상력으로 길어 오르는 글을 쓰고 경계를 교차로로 바꾸는 일을 한다. 혼자 혹은 더불어 걷는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의 골목길들을 좋아하고, 우연 혹은 필연으로 다가오는 크고 작은 생명들과의 만남 속에서 스스로와 세상을 기쁘고 아프게 배운다, 여전히.



본문 속으로


나는 이들이 내 수업을 통해 배운 신학자들의 이름과 이론은 잊어버리더라도 그 하루 동안의 낯선 공간과 낯선 시간을 통해 만져본 ‘날것’의 기억들—나뭇잎의 초록들과, 노숙인의 한쪽 손과, 어머니의 눈과, 도움이 필요한 어린 동물들의 울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결국 그 날것의 기억들에 의미를 만드는 일, 그것들을 통해 사람이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신학이라고 나는 믿는다. (27-28쪽)

그런 의미에서 여성신학은 가톨릭 전통과 페미니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조율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가톨릭 여성신학은 교회의 역사에서 사라진 여성의 역사를 복원하고,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제거된 여성의 목소리를 살려내어, 반쪽짜리 전통으로 이제껏 유지해온 교회의 전통을 온전한 전통으로, 온전한 삶의 전승으로 재건하는 신학이다. 여성신학은 예수의 복음이 남녀 모두에게 선포된 해방의 복음이었으며,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들의 삶과 신앙이 없이는 복음의 전승이 불가능했으리라, 그리고 앞으로도 불가능하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전통은 여성신학의 걸림돌이 아니라 비옥한 토양이며, 여성신학은 전통을 거부하는 이념이 아니라, 전통과 시대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 선물이다. (32쪽)

승자 독식의 경쟁 지상주의 사회에서 극심한 빈곤에 내몰려 결국 삶을 마감한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암과 희귀병, 갈수록 불어가는 빚에 시달리다 결국 숨을 끊은 바로 얼마 전 수원 세 모녀 사건의 희생자들에게 자살이 과연 선택이었을까? […]
자살은 양극화와 분배 불평등 등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하는 사회적 문제이며, 돌봄의 사각지대와 정신건강의 문제를 경시하는 풍조에서 발생하는 공중 보건의 문제이다. 교회는 선택지를 찾기 힘든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이들과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짓눌려 심각한 정신건강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 또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실의와 비판에 빠져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하느님의 요청을 따른다. 이런 의미에서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는 말로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풍조도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자살을 선택으로 표현하는 방식은 사망한 사람뿐 아니라 유가족에게도 낙인이 되며, 그들의 죽음을 방조한 사회적 책임 또한 간과하게 하기 때문이다. (47-48쪽)

하느님에 대한 낭만적인 열정은 신앙의 동기가 될 수 있겠지만, 신앙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예수를 알고 사랑하고 그이를 닮아 사는 삶은 의심과 실망과 무기력과 혼돈의 시간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매순간 하느님을 향한 선택을 통해서만 가능한 평생의 여정이다. […]
낭만적인 사랑의 관념에 지배되어 있는 신앙공동체는 사랑하라는 말은 늘 주문처럼 읊지만 사랑에 관해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그 안에 숨어 있는 권력과 폭력의 문제를 무시하고, 의지와 책임의식을 마비시키며, 단지 사랑하면 모든 것이 평화로우리라 가정하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유독 교회에서, 혹은 그리스도교 유사종교에서 성폭력, 아동 성폭력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잘못된 사랑이 넘치기 때문이다. (52-53쪽)

‘내 주변엔 성소수자가 아무도 없어요, 티브이에서나 보지.’ 이런 말씀을 하시는 신자들을 아직도 가끔 본다. 마치 본인은 성소수자 청정구역에서 산다는 듯 자랑스러워하신다. 이런 분들 만나면 참 민망하다.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라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은연중에 성소수자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마구 발산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주변에 적지 않은 이들이 당신을 친구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자신들의 눈물을, 아픔을 서러움을, 모욕스럽고 억울한 경험들을, 그리고 또 사랑을, 기쁨을, 행복을 함께 나눌 이웃으로 당신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더 한숨이 나오는 것은 교회 전체가 바로 이런 분들처럼, 옆에 살되 이웃이 될 수 없는 집단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그리고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사람을 사랑할 때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가르쳤다. (71-72쪽)

신비경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단단한 ‘나’의 껍질을 부수고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 만남의 순간을 다 담아낼 언어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신비주의는 가장 명확한 듯하지만 가장 설명하기 어렵고, 모든 이들이 겪을 수 있으나 모든 이들이 알아차리지는 못하며,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또 일상을 전복시킬 수 있는, 세상의 논리로 보자면 모순적일 수밖에 없는 경험이다. […] 어린 시절, 그 밤, 그 순간에 나는 온전히 거기에 있었다. 보고 있는 것, 겪고 있는 것에 마음도 몸도 온전히 내어주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일치되어, 온전히 거기에 있었다. 나의 존재와 행동이 일치되었던 순간이다. […] 신비가들은 우리가 놓쳐버린 삶의 아주 작은 징후까지도 포착하여, 어린아이처럼 놀라워하고 두려워 떨기도 하면서 그것에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기를, 그리고 그것을 신비라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다. 그리하여 힐데가르트 성인이 그랬듯, 그런 순간들을 통해 피조물의 애통한 탄식을 듣기도 하고, 하느님의 고귀한 광채를 발견하기도 한다. (86-88쪽)

하느님의 기적은 어쩌면 느리고 조용하고 감지하기 힘들게 펼쳐진다. 하느님의 기적은 인간을 통해 표현되고 전달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곧 하느님의 언어다. 무력과 권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람 마음의 변화, 생명을 향한 동경과 그리움,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을 서로 의지하며 생명을 바라게 하는 힘이 바로 하느님의 기적이다.
가혹하고 처절한 절망 속에서 문득 다시 일어날 뜨거운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것, 그것이 하느님의 힘이다. 세상이 다 회색으로 변하고 생기라고는 감지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며 살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면, 하느님이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계시다는 신호다. 외롭게 지하철 투쟁을 이어가는 장애인들의 몸부림에서 인간의 존엄을 본다면, 일 년에 하루 광장에 나선 성소수자들의 사랑에 대한 염원이 내게 간절한 사랑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내 삶도 위태롭지만 청년실업자, 해고노동자들의 불안한 삶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망가져가고 있는 지구, 죽어가는 작은 생명의 신음을 들을 수 있다면, 하느님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계시다는 신호다. 생명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기적이며 그런 하느님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믿음이다. (133-134쪽)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를 구유에 누인 마리아와 요셉의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제단에 장식되어 있는 구유 속 아기와 아기를 바라보는 젊은 부부는 평화로운 모습으로 영원히 정지되어 있지만, 실은 무척 떨리고 분주한 새 아침을 맞았을 것이다. […] 밤새 뜬 눈으로 안절부절못했을 것이고, 마구간 동물들의 소리에 행여 아기가 깨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을 것이고, 낯선 곳에서 노숙인이나 다름없는 신세이니 산모의 젖이 마르지 않게 할 하루의 끼니 또한 걱정했을 것이다. 세상을 뒤바꿀 예언은 자기 목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힘없는 생명으로 태어나 젊은 부부의 손에 맡겨져, 이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렸다. 그리고 그 예언이 자라나 사람들 앞에 서기까지, 부부는 성서에는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불면의 밤들을 보냈을 것이다.
성탄은 연약한 아기로 오신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돌봄과 사랑이 필요한 숱한 일상, 다음 날들의 시작이다. 축제의 화려함은 지난하고 꾸준한 일상을 가려버리지만, 아기가 살아낼 날들은 축제가 아니라 일상이다. 아기의 운명도, 아기가 실현할 약속도 이제 그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맡겨졌다. (177-178쪽)

“종교는 사실 살아 있는 것입니다. 종교는 우리가 공언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선포하는 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우리가 하는 것, 원하는 것, 추구하는 것, 꿈꾸는 것, 상상하는 것, 생각하는 것—이 모든 것—하루 스물네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종교는 단순히 이상적인 삶이 아니라 실제 사는 그대로의 삶입니다.” […] 벌레를 보고 펄쩍 뛰면 그것이 그 사람의 종교이고, 살아 있는 동물을 실험하면 그것이 그 사람의 종교이며, 악의적으로 남을 험담하고, 또 모르는 이들을 무례하게 대하고 공격하면 그것이 또 그 사람의 종교라고 그들은 이해했다. 어느 날 갑자기 총칼을 들고 찾아와 땅과 하늘과 물을 가르고 자기 것이라 우기며 협박하는 이상한 종교를 가진 정복자들 앞에서 원주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신들의 종교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유일하게 의지할 대상인 조상들에게 호소하며 살고자 몸부림치는 자신들의 삶, 종교를 말이다. 내게는 이 원주민들의 종교가 온몸으로 하느님을 드러내었던 예수님의 종교와 많이 닮아 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213-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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